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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찔레꽃은 고향의 색깔이고, 어머니의 향기이며, 척박한 이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민초들의 순박함과 서러움의 상징입니다.
우리민족의 소박함과 강인하고 서러운 생명력을 상징하며, 척박한 환경에서도 때가 되면 어김없이 우리 산하(山河)를 물들이며 피어나는 꽃을 찾는다면, 진달래꽃과 찔레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달래꽃이 우리 강산(江山)을 붉게 물들이며 피고 진 다음, "별처럼 슬프고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이 신록(新綠)의 우리 산하를 하얗게 물들이며 피어납니다.
지금 어디에서인가 은은하고 익숙한 향기가 풍겨온다면, 분명 가까운 그 어디에 하얀 찔레꽃이 피어 있을 것입니다.
찔레꽃은 우리의 정서에 깊숙이 들어와 있어, 찔레꽃과 관련 있는 많은 시(詩)와 노래가 있습니다.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 세워 울었지
소리꾼 장사익(1949~ )씨가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부른 「찔레꽃」이 있으며,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
목로주점을 부른 가수 이연실(1950~ )씨의 동요 「찔레꽃」도 있고,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또, 가수 백난아(1925~1992)씨가 부른 노래「찔레꽃」도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위의 노래와 시에서 느낄 수 있듯이, 찔레꽃은 우리 민족의 정서에서 '순박함'과 '서러움'과 '고향'과 '어머니'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찔레꽃은 우리나라 토종 꽃으로, 대부분이 하얀색 꽃이나, 아주 간혹 토질에 따라서 연한 분홍색으로도 핍니다. 백난아 씨가 부른 가요 「찔레꽃」 첫머리에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의 붉은 찔레꽃은, 찔레꽃이 아니고 해당화(海棠花)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 제주도에서는 해당화를 찔레꽃이라고도 하는데, 백난아 씨 고향이 제주도 한림입니다.
찔레나무의 '찔레'란 '가시가 찌른다'라는 뜻으로, 찔레라는 이름이 정착된 것은 1937년 정태현 박사가 중심이 된 『조선식물향명집』에서부터로 그렇게 오래되지 않습니다.
1610년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찔레나무 열매를 '딜위여름'이라고 불렀고, 1820년 한글학자 유희가 쓴 어휘사전 『물명고(物名攷)』에서는 '뉘나무'라고 했습니다.
찔레의 이름은, 영어로 baby rose, baby brier, 중국어로는 자매(刺梅), 야장미(野薔薇), 일본어로도 のばら(야장미)라고 합니다. 모두 아기장미, 들장미, 가시매화 등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우리 이름이 가시에 찔린다는 뜻의 '찔레'로 동북아 3국 중 가장 감각적인 이름입니다.
식물을 공부하다 보면, 우리나라 식물 이름이 이처럼 가장 특징적이고, 가장 기억하기 쉬운, 즉 중국과 일본의 이름 붙임과는 확연히 다른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고유한 이름이 많아서 재미있고, 이름 붙임의 이유를 알게 되면 웃음이 납니다.
찔레나무는 장미과, 낙엽성의 떨기나무로, 높이는 2m 내외이고, 아래에서부터 많은 가지를 뻗으며 덩굴성으로 뒤엉키는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예리한 가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역, 일본 전역, 중국 동북부 지역이 주 분포지이며, 양수(陽樹)로 숲속이나 그늘에서는 잘 자라지 않습니다. 우리의 경우 논밭둑, 개울가, 하천변, 해안가, 숲의 가장자리, 돌무더기 등 적당히 습기가 있는 곳이면 모두가 자람 터입니다.
찔레나무는 우리나라 고유종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일본이나 중국의 동북부 지역에서도 오래전부터 야생으로 분포하여 왔으므로, 어디를 특정하여 원산지라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찔레꽃은 5월 중·하순에 아카시아 꽃이 피고서 질 때쯤 피기 시작하는데, 요즘은 아카시아와 찔레꽃이 같이 피는 것도 자주 봅니다. 장미과 특유의 5장의 꽃잎이고, 열매는 9~10월에 동그랗고 빨갛게 익어서 또 한 번의 아름다움을 더하는데, 이 찔레열매를 한방에서는 영실(營實)이라고 하며 약재로 많이 사용했습니다. 또, 찔레열매는 겨울에 산새, 들새의 좋은 먹이가 되기도 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딜위여름(찔레 열매)은 각종 종기와 성병, 머리에 나는 부스럼에 쓴다. 뿌리는 열독풍으로 종기가 생긴 것을 치료하며, 이질과 혈변을 치료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봄의 꽃나무 중에 향기가 좋은 꽃을 꼽으면 매화, 라일락, 보리수나무, 아카시아, 찔레, 쥐똥나무 등을 들 수 있는데, 꽃향기는 다 좋지만, 찔레꽃 향기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어 안타까울 정도로 유난히 은은하면서도 토속적인 향기, 고향의 향기, 어머니의 향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찔레꽃은 향수의 원료인 방향성(芳香性) 식물로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고, 또 향기만큼이나 달콤한 꿀도 많이 가지고 있어 밀원(蜜源) 식물로도 중요시됩니다.
농촌에서는 '찔레꽃가뭄'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찔레꽃이 필 무렵이 물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모내기 시기인데, 이때가 가뭄이 잘 들기 때문입니다.
또, 이맘때가 보릿고개의 절정기인데, 요즘 아이들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우리가 어릴 때에는 먹을 것이 부족했고, 당분이 부족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아카시아 꽃도 따 먹었고, 찔레꽃도 따서 먹었습니다. 특히 찔레의 새순을 많이 꺾어 먹었는데, 좀 떫고 알싸한 달콤함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장미 종류는 지금까지 원예종으로 개량된 것이 15,000여 종이 된다고 합니다. 이 장미의 원종(原種)이 야생장미(野生薔薇), 야장미(野薔薇), 들장미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는 우리의 찔레꽃이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2025.05 - 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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