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화나무는, 집안에 심으면 가문이 번창하고, 큰 학자나 큰 인물이 난다고 해서, 궁궐이나 양반가, 서원에서 많이 심었던, 존귀한 나무입니다. 1990년대 초에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고 했던 회사에서 ‘철사 줄을 삶아먹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겁 없이 일하고 있었을 때, 엄청 더운 여름에 중국 북경(北京)에 출장을 갔을 때의 기억입니다. 호텔방에서 내려다 본 북경거리에 황백색(黃白色)으로 뭉게구름처럼 꽃이 핀 가로수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일부러 내려와서 그 나무 밑을 걸어 본적이 있었습니다.그 가로수 밑에 눈이 온 것 같이 황백색 꽃이 많이 떨어진 것도 인상적이었고, 은은한 향기에, 가로수로 적당한 크기이고, 나무의 모양도 특별히 다듬은 것 같지 않은데, 아름다운 수형으로 자란 것 같았..

더러운 흙탕물에서 뿌리박고 자라면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가장 순수한 모습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연꽃이 있습니다. 경주 서면 운대리에 선덕여왕의 이야기가 남아있는 부운못(浮雲池)이라고 있습니다. 이 못을 2000년에 처음으로 준설작업을 했는데, 2003년에 처음으로 몇 그루의 연꽃이 올라오더니, 2년 만에 못을 연잎으로 가득 덮었습니다. 신라시대에 연꽃이 만발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고려 이후에는 못에 연꽃이 없었고, 또 준설 이후에 아무도 연꽃을 심지 않았는데 불가사의한 일 이였습니다.결국, 과학적인 유추는 그간 땅에 묻혀있던 연꽃 씨가 천년을 뛰어넘어, 준설로 싹을 틔울 수 있는 상태가 되니까 일제히 싹을 틔운 것이라고밖에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 와 같이, 연꽃의 씨앗은 수천 년을 뛰어넘..

야생화라고 하기에는 화려하고 기품이 있는 꽃, 근심을 잊어버리게 한다는 꽃, 원추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좀 격식 있게 사용하는 말 중에서 상대방의 부친을 높여서 부르는 말에 ‘춘부장(椿府丈)이 있고, 상대방의 모친을 높여서 부르는 말에 ’자당(慈堂)‘도 있지만, 지방의 유림(儒林)에서는 ’훤당(萱堂)‘ 이라고 많이 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상대방의 양친을 부를 때 ‘춘훤(椿萱)’이라고 하는데, 특히 서간문에서는 춘훤이라고 많이 씁니다. 이 격식을 갖춘, 춘부장(椿府丈)과 훤당(萱堂) 이라는 말의 유래는, 모두 꽃 이름과 관련이 있습니다. 장자(莊子)의『소요유(逍遙遊)』라는 책에는 ‘椿(동백)은 영목(靈木)으로 8천년을 사는 장수나무이다.’ 라고 동백(冬柏)나무를 춘(椿)자로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

“세월의 어느 물가에 앉아, 나리꽃만 한나절 무심히 바라보았으면 싶습니다.”벌써 금년도 하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는 “세월이 빠르다.”는 말로는 부족할 것 같습니다. 곧 여름휴가로 어정어정하고, 추석이라고 둥둥하고, 내년 계획에 분분 하다가 보면 금년도 그렇게 금 새 지나가 버릴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에는 어른들이 “인생이 너무 짧다”는 한탄을 그냥 하시는 말로 치부하며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 제가 그 나이가 되고 보니, 그 말씀이 절실하게 이해가 됩니다. 이렇게 휙휙 지나가는 1년이 70번, 80번이면 일생(一生)을 마감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짧다.”는 표현 말고는 다른 말이 생각나지 않습니다.그나마, 지금은 의학의 발달과 영양상태도 좋아졌고, 개개인이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있..

짙은 초록 잎 무성한 넝쿨사이, 애절함이 느껴지는 주홍색 꽃으로, 햇빛에 하늘거리는 모습은, 과히 범접하기 어려운 고귀함이 느껴지는 꽃으로 능소화(凌宵花)가 있습니다. 능소화는 우리에게 전래 된지는 오래 되었습니다만, 너무 귀하게 취급 받았기 때문에 서민들은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꽃이었습니다. 조경이 고급화 되면서, 여기 저기 많이 식재되어 이제는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꽃이 되었습니다. 6월 하순에 피기 시작해서, 7월, 8월 피고지고 한 여름을 같이하는 꽃으로, 주황색과 주홍색이 한 꽃잎에서도 같이 존재하여, 햇빛에 하늘거리는 모습은 과히 범접하기 어려운 고귀함이 느껴지는 꽃입니다. 동, 서양을 막론하고 아름다운 꽃과 아름다운 새는 모두 하나씩 슬픈 전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극 과 극은 통한다고 ..

화려한 외래종과 같이 있으면, 어쩌면 좀 촌스럽고, 좀 어리숙해 보여서 더 정이 가는 꽃, 세련된 화분에 심어서 으리으리한 실내에 두면 꽃이 무척 낯설어 할 것 같고, 오히려 시골집 울 밑이나 장독대가 잘 어울릴 것 같은 꽃, 봉선화가 있습니다. 울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 긴 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 필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나를 반겨 놀았도다. 어언 간에 여름가고 가을바람 솔솔 불어 아름다운 꽃송이를 모질게도 침노하니 낙화로다 늙어졌다. 네 모양이 처량하다. 북풍한설 찬바람에 네 형체가 없어져도 평화로운 꿈을 꾸는 너의 혼은 예 있으니 화창스런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김형준 작사, 홍난파(1898~1941) 작곡의 우리나라 최초의 가곡이면서, 동..

비 온 뒤의 화려한 무지개가 생각나기도 하고, 멀리서 쏘아 올린 밤하늘의 불꽃놀이를 연상시키기도 하며, 여인들 볼터치를 위한 연 분홍 파스텔 톤 화장 솔을 보는 것 같기도 한 자귀나무 꽃이 있습니다. 장마가 시작하면 꽃이 피고, 꽃이 지면 장마가 끝남을 알려주는 나무로 ‘모감주나무’ 가 있습니다만, 또 하나 장마의 시작을 귀신같이 알아서 맞추는 특이한 꽃나무 ‘자귀나무’ 가 있습니다. 꽃의 모양이 특이해서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 합니다.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서는 비 온 뒤의 화려한 무지개가 생각나기도 하고, 멀리서 쏘아 올린 밤하늘의 불꽃놀이를 연상시키기도 하며, 또한 공작새가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해서 깃을 활짝 편 것 같기도 하고, 여인들 볼터치를 위한 연 분홍 파스텔 톤 화장 솔을 보는 것 같기..

남자의 소변발이 강해져 ‘요강을 뒤집어 버린다.’ 라는 이름의 뜻 때문에, 남성 정력의 화신으로 알려진 복분자가 있습니다. 중국의 춘추 전국 시대를 ‘제자백가(諸子百家)시대’ 라고도 합니다. 중국의 뛰어난 스승과 온갖 학파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러 학파를 의미하는 ‘가(家)’ 에는 유가, 도가, 법가, 묵가, 명가, 병가 등이 있으며, 위대한 스승이나 성인(聖人)을 칭할 때 ‘자(子)’ 자를 붙여 주었는데, 공자, 맹자, 노자, 순자, 장자, 묵자, 한비자, 손자 등이 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에는 ‘본가’와 ‘처가’가 있고, ‘놀자’와 ‘먹자’가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자(子)’ 자의 존칭이 들어가는 대학자로 불린 두 분이 있습니다. 고려 전기 문신(문하시중)이자 유학자..

내 고향 언덕에 피던 크로바 그리운 시절 따라 생각납니다. 풀꽃반지 끼워주며 다짐한 일을 그 사람 지금도 알고 계실까? 시골 어느 초등학교 3학년 자연시간에 똘똘한 한 학생의 질문입니다.“토끼는 토끼풀만 먹고, 개구리는 개구리밥만 먹습니까?”붕어빵에 붕어가 없고, 바나나 우유에 바나나가 없는 배신(背信)의 시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이니 있을법한 질문입니다. 선생님이 뭐라고 대답을 했을지 궁금합니다. 故 이어령(李御寧;1933~2022)선생님이 어릴 때 고향인 충남 아산에서 있었던 일로, 선생님 수필에 나온 내용입니다. 우리나라는 한방향의 가르침은 많았지만, 질문하고 대답하고, 토론하는 쌍방향의 교육은 없었고, 어쩌면 이러한 쌍방향의 교육자체를 서로가 불편해 했었다고 선생님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어령 선생님..

기분 좋은 비릿함의 밤꽃 향기가 산뜻한 초여름의 밤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일산에는 ‘밤가시 마을’이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지금은 아파트와 단독주택, 빌라가 들어차 있고 밤가시 마을에 밤나무는 잘 보이지 않는데, 주변에 나지막한 정발산이 있고, 일산(一山)의 지명 유래가 되었다는 고봉산이 있어서 그렇게 풍겨 오는지 모르겠지만, 기분 좋은 비릿함의 밤꽃 향기가 산뜻한 초여름의 밤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저는 매년 이때쯤 밤꽃 향기가 밤공기로 전해지면, 바로 유년 시절로 가는 문이 열리듯, 긴 오후 내내 뻐꾸기가 울던 고향 산골 마을 ‘한석골’ 밤나무의 추억으로 마음이 달려갑니다. 이러한 심리를 신경정신과에서는 ‘감정 습관’이라고 합니다. 이 밤꽃 향기에는 남성 체액에 포함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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