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고향 언덕에 피던 크로바 그리운 시절 따라 생각납니다. 풀꽃반지 끼워주며 다짐한 일을 그 사람 지금도 알고 계실까? 시골 어느 초등학교 3학년 자연시간에 똘똘한 한 학생의 질문입니다.“토끼는 토끼풀만 먹고, 개구리는 개구리밥만 먹습니까?”붕어빵에 붕어가 없고, 바나나 우유에 바나나가 없는 배신(背信)의 시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이니 있을법한 질문입니다. 선생님이 뭐라고 대답을 했을지 궁금합니다. 故 이어령(李御寧;1933~2022)선생님이 어릴 때 고향인 충남 아산에서 있었던 일로, 선생님 수필에 나온 내용입니다. 우리나라는 한방향의 가르침은 많았지만, 질문하고 대답하고, 토론하는 쌍방향의 교육은 없었고, 어쩌면 이러한 쌍방향의 교육자체를 서로가 불편해 했었다고 선생님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어령 선생님..

기분 좋은 비릿함의 밤꽃 향기가 산뜻한 초여름의 밤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일산에는 ‘밤가시 마을’이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지금은 아파트와 단독주택, 빌라가 들어차 있고 밤가시 마을에 밤나무는 잘 보이지 않는데, 주변에 나지막한 정발산이 있고, 일산(一山)의 지명 유래가 되었다는 고봉산이 있어서 그렇게 풍겨 오는지 모르겠지만, 기분 좋은 비릿함의 밤꽃 향기가 산뜻한 초여름의 밤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저는 매년 이때쯤 밤꽃 향기가 밤공기로 전해지면, 바로 유년 시절로 가는 문이 열리듯, 긴 오후 내내 뻐꾸기가 울던 고향 산골 마을 ‘한석골’ 밤나무의 추억으로 마음이 달려갑니다. 이러한 심리를 신경정신과에서는 ‘감정 습관’이라고 합니다. 이 밤꽃 향기에는 남성 체액에 포함된 ‘..

꽃의 모양과 하늘하늘한 꽃대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색깔만 노란색이지 영락없이 코스모스를 닮은 꽃 ‘금계국’ 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금계국이 생태계 교란식물이란 것을 아십니까?여름이 막 시작되는 지금부터, 도심의 길가와 기찻길, 고속도로와 국도주변, 길모퉁이의 언덕이나 절개지 등에 형광 빛 진 노란색으로 확 눈길을 끄는 꽃이 있습니다. 금계국(金鷄菊)이란 이름만 몰랐을 뿐이지 갈수록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입니다. 꽃의 모양과 하늘하늘한 꽃대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영락없이 코스모스를 닮았습니다. 코스모스가 가을의 시작을 알려 주는 꽃이라고 한다면, 여름의 시작을 알려 주는 꽃이 금계국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금계국을 여름 코스모스라고도 합니다. 가을 코스모스가 분홍색, 빨강..

추억의 오디가 까맣게 익어가는 계절이면, 어린 시절 좋은 추억의 하나로 남아 있는 달콤함과 새콤함의 오디 맛이 그리워집니다. 『삼국지(三國志)』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남자들이 가장 많이 읽어본 책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고 여러 번 읽었다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 어렵게 빌려서 처음 읽어 보았는데, 분홍색 양장 표지에 두꺼운 5권으로 삼국지의 정석이라고 말하는 일본인 요시가와 에이지(吉川英治;1892~1962)가 쓴 것을 번역한 것이었습니다. 제 또래 사람들은 대부분 이 요시가와 에이지의 삼국지 번역본을 보았을 것 같습니다. 같은 책을 봤기 때문에, 삼국지의 등장인물에 대한 평가와 동경이 비슷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뒤로 박종화의 삼국지, 이문열의 삼국지도 나..

우리의 아름다운 명절 단오(端午)가 이렇게 사라져 간다는 아쉬움에, 함께 잊혀져가는 창포를 생각해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단오(端午)가 언제인지도, 단오가 설날, 추석과 함께 우리의 3대 전통 명절의 하나인지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금년은 지난 토요일 5월31일이, 음력 5월5일 단오였습니다. 설날이나 추석처럼 공휴일도 아니고, 귀성전쟁도 없으며, 강릉단오제, 경산 자인단오제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단오의 세시풍속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이니 잊혀 져 가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 같습니다. 동양의 음양철학(陰陽哲學)에서, 양(陽)의 수가 겹쳐지는 음력3월3일(삼짇날), 5월5일(단오절), 7월7일(칠석날), 9월9일(중양절)은 생기가 배가(倍加) 되는 중요한 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중에서..

되풀이하지 말라는, 아픈 역사를 식물의 이름에 기록해 놓은 망초, 개망초가 있습니다. 잡초(雜草)의 『국어대사전』 풀이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는 여러 가지 풀로, 농작물 따위의 다른 식물이 자라는데 해(害)가 되는 풀’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상에 알려지고 이름 붙여진 식물이 약 40만종이라고 하며, 그 중에서 사람이 재배하여 먹거나, 동물의 사료, 목재, 약재, 관상용, 향료 등으로 이용하는 식물이 많이 잡으면 10만종으로 약 25%정도 된다고 합니다. 실제 사람이 먹거나 활용을 위해서 재배하는 식물은, 학자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약 3천종 남짓하다고 하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칼로리의 90%를 공급하는 작물은 불과 30여종으로 압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인간의 이기적 입장..

이름 부른 것에 대한 미안함에, 반성문을 쓰고 싶은 나무, 쥐똥나무가 있습니다. ‘자식의 이름을 지을 때는, 나라 이름으로 짓지 않고, 해와 달로 짓지 않으며, 질병 이름으로 짓지 않으며, 산천 이름으로 짓지 않는다. (名子者, 不以國, 不以日月, 不以隱疾, 不以山川)’ 『예기(禮記)』에 나오는 이름에 대한 금기사항입니다. 또, 선조들은 자식의 이름을 너무 좋게 지으면, 아이가 단명(短命)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귀신이 귀한 집 자식인줄 알고 빨리 잡아간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런 이유에 더하여, 아이의 이름을 ‘개똥이’ ‘바우(바위)’등 천한 의미나 흔한 이름으로 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귀한 자식이라는 것을 애써 감추어서 자식이 장수하길 바랐던 것으로, 이 이름을 아명(兒名)으로 쓰다가 나중에 진짜 이..

작약은 함지박처럼 크고 풍성한 꽃으로, 결혼식에서 신부의 부케로 많이 사용됩니다. 고대 중국의 전설적인 의사 두 사람으로는 편작(扁鵲;BC401BC310)과 화타(華陀;?~208?)가 있습니다.화타는『삼국지』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다 알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명나라 소설가 나관중(羅貫中 :1330~1400)이 쓴 『삼국지연의』에도 신의(神醫)로 등장 하는데, 중국의 한나라 말기에 살았던 실존 인물입니다. 약물처방 뿐만 아니라, 그 당시에 이미 마비산(麻怫散)이라는 마취제를 만들어 외과수술을 했으며, 관직에 나가지 않고 향촌(鄕村)에 머물면서 의술을 행했습니다.삼국지에 보면 화타가 오나라 주태 (周泰)와 관우(關羽)의 상처를 치료해준 것이 나옵니다. 특히 독화살을 맞은 관우의 치료 이야기가 나오는데, 마..

보릿고개시절, 이팝나무 하얀 꽃은 쌀밥을 고봉으로 담은 환상으로 보였습니다.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1342~1398)이 꿈꾼 나라는 고려처럼 왕(王)이 주도하는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삼봉은 ‘왕은 성군(聖君)이 나올 수도 있지만 폭군(暴君)도 나올 수 있다. 때문에 왕이 주도하는 나라는 불안하다.’ 라는 생각으로 시스템이 작동하는 나라 ‘재상(宰相)중심의 사대부(士大夫)의 나라’, 즉 입헌군주국(立憲君主國)을 꿈꾸었습니다. 왕은 재상에 대한 인사권만 가지고, 실제 국정은 능력과 도덕이 검증된 우수한 재상들이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 삼봉이 기획하고 실행하려던 정치철학이었습니다. 이는 영국이 입헌군주제로서 의회정치의 확립이라고 자랑하는 「권리장전;1689」보다도 거의 300년을 앞선 생각이었고, 시..

양귀비꽃 잘 쓰면 좋은 꽃, 좋은 약재, 잘 못 쓰면 습관성 마약 플랜더즈 들판에 양귀비꽃 피었네. 줄줄이 서있는 십자가들 사이에 우리들이 잠든 곳 저 십자가가 알려주고 있네. 하늘에는 종달새 힘차게 노래하며 날아오르건만 저 밑에 요란한 총 소리 있어 그 노래 소리 잘 들리지 않네.제1차 세계대전 중에 영연방인 캐나다군 군의관이자 시인이었던 존 맥크리(John McCrae) 소령이 쓴 유명한 시「플랜더즈 들판에서 (In Flanders Fields)」의 머리 부분입니다. 이 시는 맥크리 소령의 친구인 헬머 중위가 전사한 직후 1915년 5월3일에 썼는데, 시에 나오는 플랜더즈 들판은 지금 프랑스, 네덜란드를 접경하는 벨기에 지역으로, 상륙작전으로 2차 대전의 전세를 역전 시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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