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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소변발이 강해져 ‘요강을 뒤집어 버린다.’ 라는 이름의 뜻 때문에, 남성 정력의 화신으로 알려진 복분자가 있습니다. 


중국의 춘추 전국 시대를 ‘제자백가(諸子百家)시대’ 라고도 합니다. 

중국의 뛰어난 스승과 온갖 학파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러 학파를 의미하는 ‘가(家)’ 에는 유가, 도가, 법가, 묵가, 명가, 병가 등이 있으며, 위대한 스승이나 성인(聖人)을 칭할 때 ‘자(子)’ 자를 붙여 주었는데, 공자, 맹자, 노자, 순자, 장자, 묵자, 한비자, 손자 등이 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에는 ‘본가’와 ‘처가’가 있고, ‘놀자’와 ‘먹자’가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자(子)’ 자의 존칭이 들어가는 대학자로 불린 두 분이 있습니다. 

 


고려 전기 문신(문하시중)이자 유학자인 ‘최충(崔沖;984~1068)’ 은 공자에 견줄만한 인품과 뛰어난 학문으로 ‘해동공자(海東孔子)’ 라고 불렸으며, 또 한분은 조선 후기 문신(좌의정)이자 학자인 우암 ‘송시열(宋時烈;1607~1689)’ 입니다. 

송시열은 공자나 주자에 버금가는 성인으로 간주해 ‘송자(宋子)’ 라고 했으며, 현재 서울대 규장각에 송시열 문집인『송자대전(宋子大全)』이 있는데, 문집이라고 하지 않고, 주자의 『주자대전(朱子大全)』과 같은 반열인 ‘대전(大全)’ 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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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도 사람에게 아주 유용한 열매나 씨앗에 ‘자(子)’ 자를 붙인 것이 있습니다. 오미자, 구기자, 사상자(蛇床子), 토사자(兎絲子) 그리고 ‘복분자(覆盆子)’ 가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를 한방(韓方)에서 오자(五子)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자(子)’자 이름의 열매나 씨앗은 남성의 정기(精氣)를 강화하는 약성(藥性)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근래에 와서, 어느 정도는 상업성이 가미된 부분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만, 그 이름 때문에 남성 정력(精力)의 화신으로 알려진 것이 복분자(覆盆子)입니다. 

 


복분자는 산딸기 일종의 나무딸기 생약명으로, 엎어질 복(覆)자에, 항아리 분(盆)자를 씁니다. 복분자를 먹은 다음 남자의 소변발이 강해져 ‘오줌장군을 뒤엎어 버린다.’ 또는 ‘요강을 뒤집어 버린다.’ 라는 전설까지 덧붙여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복분자가 정력에 유효하다는 것과, 복분(覆盆)의 한자(漢字)의미, 그리고 정력에 좋다면 잠자는 뱀과 개구리도 다 잡아 먹는 심리에 어필하는 상업성이 더해져 과장성이 있는 의미의 이름으로 굳어져 버린 것 같습니다.

이름의 의미에 대한 다른 주장으로는 복분자 열매를 실제 보면 이해가 갑니다만, 복분자 딸기 모양이 마치 요강을 뒤집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이름이 유래했다고 하는 설이 있고, 허준의『동의보감』에는 복분자가 신장 기능을 강화하여 빈뇨증을 낫게 하기 때문에 요강이 필요 없어 엎어둔다. 는 의미로 복분자라고 했다고 합니다. 

제 생각으로도 요강을 뒤집어 놓은 모양이나 요강이 필요 없어 엎어둔다. 는 후자의 설명이 더 개연성이 있어 보입니다. 

 


복분자 딸기의 학명은 ‘루부스 코리아누스(Rubus coreanus)’ 로, 속명 루부스는 산딸기가 루비(Ruby)보석처럼 영롱하다는 의미이며, 종소명에 한국이 들어가 있어 우리나라가 원산지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영어로도 복분자를 ‘코리안 블랙베리(Korean blackberry)’ 라고 하고 있습니다. 

복분자 딸기는 학명에서 보듯이, 우리나라가 원산지로 인정되고 있으며, 중부 이남의 산기슭이나 계곡의 양지바른 곳에 무리를 지어 자라는 떨기나무입니다. 키가 2~3m정도 되나, 곧추서는 것이 아니라, 가지를 늘어뜨리며, 가장 큰 특징은 줄기가 분칠을 한 것처럼 흰색을 띕니다. 
   
복분자는 장미과(科)로, 꽃은 4~5월에 연분홍색으로 피며, 열매는 6월말부터 8월까지 익어 가는데, 처음에는 붉은색을 띠다가 점차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완숙했을 때 산딸기(나무딸기, 멍석딸기 등)가 붉은색인 것과 비교가 됩니다. 

복분자를 포함한 산딸기는 잘 보존된 자연림에서는 자라지 않습니다. 음지에서는 살지 않는 호광성(好光性)식물로, 숲이나 산기슭에서 산딸기가 한 그루라도 발견되면, 그 곳은 이미 인간의 간섭이 있는 숲이란 뜻입니다. 때문에 산딸기는 ‘교란된 숲의 표징종(標徵種)’ 으로 취
급 되고  있습니다.

1960년대 전북 고창의 선운산 부근의 주민들이 선운산에 자생하는 야생 복분자 딸기나무를 밭에 옮겨 심으면서 재배가 시작되었는데, 6~8월경에 열매를 따 술을 담가, 복분자주(覆盆子酒)를 만들고 이를 상품화했는데, 그후에 현대 정주영 회장이 방북할 때 ‘선운산 복분자주’를 북한 김정일에게 선물하면서 복분자주가 주목 받았고, 복분자 열풍을 불러왔습니다. 

「고창 복분자」는 보성녹차와 하동녹차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로 ‘국립농산물 품질 검사원’ 으로부터 ‘지리적 표시등록’ 을 취득했습니다. 

 


또한, 복분자와 장어를 함께 먹으면, 비타민A의 작용을 더 활발하게 하여 스테미너 증진에 더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선운사 입구에 ‘풍천장어’가 유명한데, 이것도, 고창 복분자의 효능과 의미상 잇닿아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복분자의 효능은『동의보감』에서 ‘남자의 정(精)을 보하고, 여자의 불임을 치료한다. 또한 간을 보하며, 눈을 밝게 하고, 몸을 가뿐하게 하고, 노화를 지연시킨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현대의학의 약리(藥理)분석에서도 복분자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 칼륨, 비타민, 미네랄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항암 및 노화억제, 동맥경화 및 혈전예방, 살균효과 등이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복분자가 일반적인 건강식품으로 남자의 정(精)을 보하는 기능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름이 주는 의미의 스토리텔링을 제외하면, 특별히 정력제라 할 수 있는 것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복분자는 따뜻한 성질이 있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과다 섭취하면, 설사와 복통을 유발 할 수 있으며, 특히 신장(腎臟)기능이 약한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옛 사람들은 복분자딸기와 나무딸기, 멍석딸기를 같은 산딸기로 보았으며, 복분자 딸기와 나무딸기는 확실히 나무지만, 덩굴성이 있는 딸기를 멍석딸기라고 했습니다. 1778년 홍명복 등이 편찬한 어휘학습서『방언유석(方言類釋)』에서는 복분자를 딸기라고 하고 있으며,『동의보감』에서는 복분자를 나무딸기, 멍석딸기를 딸기라고 구분하고 있습니다. 

멍석딸기도 한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 타이완, 중국, 호주 등에 분포하는데, 멍석을 깔아 놓은 것처럼 땅바닥을 긴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 산기슭이나, 논둑, 밭둑, 길섶, 제방 등에서 만나면 반갑게 따 먹었던, 영롱한 붉은색 딸기는 대부분이 멍석딸기라고 보면 됩니다.  

속설(俗說)에 ‘죽림(竹林)에는 호랑이가 있고, 산딸기 밑에는 뱀이 있다.’ 는 말이 있는데, 지금이야 죽림에 호랑이가 있을 리 없겠지만, 산딸기 우거진 덩굴사이에는 뱀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딸기를 딸 때에는 뱀을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2025. 06 - 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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