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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란(君子蘭)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힌다면 
  그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내 뜻을 아는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온다면 
  그 역시 즐겁지 않겠는가?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섭섭해 하지 않는다면 
  그를 군자(君子)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운『논어(論語)』 첫머리「학이(學而)」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공자(孔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찾아 노나라로 향하던 중 골짜기에서 홀로 피어 그윽한 향기는 발산하는 난초(蘭草)를 만나게 되고, 그 난초에서 깨달음을 얻고, 공자는 더 이상 자신의 알아주는 제후들을 찾아다니지 아니하고, 향리(鄕里)인 산동성 곡부에 정착하여, 학문에 힘씁니다. 

이 난초처럼, 학문을 즐기고 스스로 문향(文香)을 날리게 되면, 먼 데서 현자(賢者)들이 그 향기를 맡고 모여 들것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학이시습(學而時習)의 기쁨이며, 먼 데서 자신을 찾아오는 선비들을 맞이하는 즐거움이며,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족할 줄 아는 군자(君子)의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군자(君子)’의 사전적 의미는 ‘행실이 점잖고 어질며 덕(德)과 학식(學識)이 높은 사람을 일컫는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원래 군(君)은 임금을 의미하며 자(子)는 아들 또는 사람을 의미하는 글자로 초기에는 지배자나 귀족을 가리키는 신분적 용어였습니다.『논어』에서 보시듯이 공자를 비롯한 유가(儒家)사상가들이 ‘군자’라는 용어를 도덕적, 윤리적 개념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즉『논어』에서는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 라고 도덕적 기준으로 해석하고 있으며『예기(禮記)』의「곡례(曲禮)」편에서는 ‘군자는 많은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겸손하고, 선한 행동에 힘쓰면서 게으르지 않는 사람’ 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난초(蘭草)중에 ‘군자란(君子蘭)’ 이라는 영광스러운 이름을 가진 꽃이 있습니다. 공자가 노나라로 향하던 길에서 만나 깨달음을 얻었다는 그 난초는 ‘유란(幽蘭)’이라고만 나와 있습니다. ‘유(幽)’자는 그윽할 유자로 ‘향기가 그윽한 난(蘭)’이라는 뜻입니다. 군자란의 전래 역사와 기록으로 보았을 때는, 이 유란이 군자란은 아닐 것 같습니다. 

군자란에 대한 기록으로는, 명나라 환관이었던 정화(鄭和;1371~1433)함대가 남아프리카까지 갔을 때 꽃이 아름다워 군자란 씨를 가지고 와서 심어서 중국에 퍼졌다고 하는데, 군자란의 원산지가 남아프리카라는 것과 연관 지어 가장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 외에도 1840년 독일의 조차지인 산동성 청도(靑島)에 독일인들에 의해서 들어온 것이 처음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으며, 일본에서는 19세기 초, 중엽 개화기에 유럽에서 들어왔다고도 하고 있습니다. 

군자란(君子蘭)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기록이 없어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오래되지 않는 19세기 중엽 일본이나 중국에서 들어 왔다고 보고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혹자는 조선시대에 이미 군자란은 이 땅의 군자(君子)들에게 사랑을 받아 왔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군자란이란 이름을 붙인 사람은 19세기 일본의 식물학자 오꾸보(大久保) 라는 사람이라고 하며, 군자란의 꽃말은 ‘고귀(高貴)함’ ‘우아(優雅)함’ 입니다. 이름이 주는 선입견일지 모르지만, 군자란을 보고 있으면 정말 군자의 풍모가 보이고, 고귀함과 우아함이라는 꽃말이 저절로 이해가 됩니다. 

군자란의 영어명은 ‘Bush Lily’, ‘Kaffir Lily(카피어 릴리)’ 입니다. 카피어(Kaffir)란 뜻이 비속어로 검둥이 또는 남아프리카를 지칭하는 것인데,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임을 의미하고 있으며, 한중일 3국과 북한까지도 ‘군자란(君子蘭)’ 이란 이름을 같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식물에 군자라는 표현을 한 것은, 중국 송나라 주돈이(1017~1073)의 시(詩)「애련설(愛蓮說)」에서 연(蓮)꽃을 화중군자(花中君子)라고 해서, 꽃 중에 군자(君子)는 연꽃이라고 했습니다. 이후에 많은 문인들이 이 구절을 활용했습니다. 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매난국죽(梅蘭菊竹)을 사군자(四君子)라고 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 사군자를 소재로 시를 썼고 또 그림을 그렸습니다. 

 
유난히 춥고 긴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소식을 몰고 오듯이, 우리 사무실의 군자란이 처음으로 반가운 꽃대를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아마 2월 말쯤에는 만개할 것 같습니다. 이 군자란은, 장인어른이 오랫동안 아끼며 키워오던 군자란 화분을, 작고하시기 전에 ‘자네는 죽이지 않고 잘 키울 거야’ 하시면서 주신 것을 그간 소중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장인어른에게서 군자란 화분을 받았을 때에, 원 포기 옆으로 새로운 촉이 돋아나면서 화분이 좁은 것 같아 분(포기) 나누기를 하다가, 정작 원줄기가 부주의로 부러지게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접붙이는 수준으로 싸 메어 두었지만 결국 죽어 버리고, 포기 나누기를 했던 새끼 촉을 살려서 만든 화분을 사무실로 옮겨서 나름 정성을 다해 키워오고 있습니다. 

군자란(君子蘭)은 난(蘭)이라고 하지만, 난초과(科)가 아니고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꽃 모양은 같은 수선화과인 ‘상사화’를 닮았습니다. 군자란 키우는 방법은 비교적 까다롭지 않습니다. 과습(過濕)이 되지 않게 하고, 반그늘 식물이므로 하루의 햇빛을 반 정도 받도록 하고, 겨울에 영하의 기온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 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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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란이란 이름으로 보면 동양의 난일 것 같은데,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이며 나무의 반그늘 아래에서 자라는 화초입니다. 한국에서는 원예식물로 겨울에는 온실이나 실내에서 키웁니다. 사철 푸른 긴 잎이 땅 부분에서 2매씩 좌우로 곡선으로 늘어지며, 줄기는 없고, 바람이 잘 통하고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자라는데, 화초류 치고는 30년 이상 장수하는 식물입니다. 이름자체가 올드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지 모르지만, 젊은 사람들은 군자란은 주로 나이든 사람들이 좋아하며 기르는 화초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군자란은 2~3월에 꽃자루가 나와서 주황색이나 주홍색 꽃이 피는데, 가끔 원예용으로 개발 된 흰색 또는 노란색 군자란도 볼 수 있습니다. 또 군자란은 꽃뿐만 아니라 넓고 길고 윤기 나는 잎이 곡선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 관상가치가 높아서 분재용으로도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 집안에서 키우던 군자란 꽃대가 올라오면, 집안에 임신이나, 승진, 합격 등 기쁜 소식이 있거나, 귀한 손님이 찾아온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에 귀한 대접을 받아 왔습니다. 

'우리 집 군자란은 10년째 꽃을 피우지 않아요.‘ 라고 불만을 가지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이는 겨울관리가 문제가 있어서입니다. 군자란이 겨울에 얼어 죽지 않을 만큼의 추위를 겪어야 꽃눈이 분화가 되고, 꽃이 핍니다. 겨울에 날씨가 춥다고 거실이나 방으로 옮기면, 꽃눈이 분화되지 않습니다. 겨울 2달 정도 5~10℃정도의 베란다 등에 두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곳에 방치를 하면, 냉해로 꽃이 아니라 군자란이 죽어 버릴 수 있습니다. 

군자란이 꽃 피지 않는다는 불만을 시(詩)로 표현한 이태순 시인(1946~ )의 시 「꽃도 안 피는 너도 꽃이니」입니다. 

   ‘봄이면 주황색 부케 같은 군자란 꽃 
   올해엔 웬일일까 꽃소식 감감하네.

   군자란, 꽃도 안 피는 너도 꽃이니 
   지난겨울 냉해라도 입었는지 답답하구나. 

   화려한 네 모습 하루빨리 보고파라 
   꽃이라 말 못하니 애간장이 다 녹는다.‘ 

군자란의 번식은 포기 나누기와 씨로 하는데 주로 포기나누기로 번식을 합니다. 씨는 특이하게 꽃이 피고 한해를 넘겨 가을에 익습니다. 씨를 뿌리고 나서 군자란의 꽃을 보려면 최소한 4~5년은 키워야합니다. 군자란의 연한 부분과 뿌리는 식용이 가능합니다. 한방(韓方)에서는 군자란의 뿌리를 진해, 거담, 해열 강장, 배농제로 사용을 했다고 합니다. 

(2026. 02 - 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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