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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익숙한  ‘참나무’ 란 이름을 한자(漢字)로 하면 ‘진목(眞木)’ 즉, ‘진짜로 좋은 나무’ 라는 의미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참나무라고 이름 지은 이유는 알고 보면 차고 넘치지만, 우리 가까이에 있고, 흔하게 보는 나무이기 때문에 홀대하는 나무가 참나무입니다. 

제가 태어나서 초등학교까지 자란 한석골의 산골 초가집에는 몇 아름이 될 정도로 크고 높은 참나무(상수리나무) 고목이 넓은 마당의 반을 덮고 있었습니다. 가을이 깊어 가면,  어렸을 때는 꿀밤이라고 불렀던, 실한 도토리가 높은 상수리나무에서 탁, 탁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곤 했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가을에 주워서 모으는 도토리는 산골 마을에서는 거의 식량의 일부분으로 취급되었습니다. 

그때는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등을 구분해서 알지도 못했기 때문에, 모두 참나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참나무’ 라는 이름은 없습니다. 이는 갈참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를 아우르는 참나무과(科)를 총칭하는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이 나무들을 참나무 6형제라고 부릅니다. 

이 참나무 6형제 즉, 갈참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의 이름유래와 특징을 우선 개괄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갈참나무는  ‘가을 참나무’ 에서 온 것으로 보고 있는데,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 에 서 말하는 ‘갈잎의 노래’ 는 일반적으로 강변의 갈대 잎이 바람에 일렁이면서 내는 소리를 갈잎의 노래라고 한다고 알고 있는데,  실제 김소월은  ‘갈참나무 잎’ 을  ‘갈잎’ 이라고 했습니다. 
 
  뒷문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갈참나무는 강변과 가까운 수분이 많은 곳에서 잘 자라는 참나무로, 잎이 떨어지면 안으로 말려들어 바람에 굴러다니며 소리를 내는데, 소월은 이를  ‘갈잎의 노래’ 라고 한 것입니다. 

졸참나무는 가장 작은 잎을 가졌기 때문에 병졸의 졸(卒)이 붙은 참나무로, 참나무 중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답고, 졸참나무 도토리로 만든 묵이 제일 맛있다고 합니다.  

굴참나무는 껍질(코르크)이 세로로 깊게 골이 생기는데, 중부지방에선 골을 굴이라고 하기 때문에 굴참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굴참나무 껍질은 병마개 등 코르크의 원료가 되고, 높은 보온성과 방수성이 있어 산골마을의 지붕을 만드는 굴피집의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떡갈나무는 떡을 찔 때에 잎을 깔거나, 잎으로 떡을 싸면 쉽게 상하지 않게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떡갈나무 잎을 냉장고 안에 넣어두면, 불쾌한 냄새를 제거하는 탈취제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신갈나무는 옛날에 짚신의 밑바닥에 깔창 대신 넓은 신갈나무 잎을 갈아 넣었다고 해서  ‘신갈이 나무’ 라고 불리다가 신갈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상수리나무는 우리가 가장 보편적으로 참나무라고 하는 나무인데, 우리 산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도토리의 한자 이름인  ‘상실(橡實)’ 이 구전되면서 상수리가 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상수리나무는 키는 20~30m까지 자라고, 지름이 두, 세 아름에 이를 수 있는 큰 나무입니다. 목질이 단단하고, 무겁고, 쉽게 썩지 않으므로, 예로부터 선조들이 가장 널리 쓰던 나무 중 하나였습니다. 우리 선조 분들이 참나무 즉, 진목(眞木)이라고 이름 지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선사시대부터 상수리나무로 움막집을 짓고 살았고, 사찰이나 서원의 기둥, 고선박의 외 판재, 고분의 관재(棺材)의 대부분은 참나무로 사용되었으며, 마찰에 견디는 힘이 강해서 수레바퀴, 단단해서 광산의 갱목, 화력이 좋고 연기도 맵지 않아서 장작이나 참숯의 재료, 잘 썩지 않으며 향이 좋아 표고버섯의 대목(坮木)으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또, 수피는 코르크로 사용되었고, 숲의 향이 살아 있어 와인이나 위스키를 숙성하는 술통(오크통)으로 이용이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민간에서는 장이나 간장을 담글 때 나쁜 냄새를 빨아내기 위해서 참나무 숯을 띄웠습니다. 

우리나라 남북한 국토면적의 70%가 산(山)인 나라인데, 현재 우리 산에는 침엽수 대표수종으로 소나무가, 활엽수 대표수종으로 상수리나무가 있습니다. 임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햇빛이 있어야만 자랄 수 있는 소나무가, 잎이 넓은 상수리나무와 햇빛경쟁에서 이길 수 없어, 점점 우리 산림이 상수리나무 중심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상수리나무의 단풍은 나무에 타닌 성분이 많아서 갈색으로 단풍이 듭니다. 다른 단풍과 달리 떨켜가 잘 생성되지 않아서, 겨울에 마른 가랑잎을 달고서 보내는 경우가 많으며, 다음해 새잎이 날 때에 마른 잎이 떨어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상수리나무 등 모든 참나무는 도토리를 열매로 맺으며, 모든 도토리는 묵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도토리의 이름 유래는 돼지를 뜻하는  ‘돝’ 에서 유래하는 단어로, 돝 + 톨밤이 도토리가 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1433년 편찬된 『향약집성방』 에서는 저의율(猪矣栗) 즉, 돼지가 먹는 밤이란 뜻으로 쓰고 있는데, 경상도 방언인 꿀밤도 이런 뜻의  ‘꿀꿀이의 밤’ 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토리는 인간 최초의 주식(主食)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는데, 서울 암사동 선사 유적지와 경남 창녕 비봉리 신석기 유적지에는 탄화된 도토리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또,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으로 역사를 이어오며 흉년에는 도토리가 우리 백성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구황식물(救荒植物)로 소중하게 이용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도토리는 떫은맛이 나는  ‘타닌’ 이 함유되어 있어 그대로 먹기에는 좀 거북스럽기 때문에, 물에 담가 떫은맛을 어느 정도 제거하고 묵 등을 만들어서 먹었습니다.

 


한방(韓方)에서 도토리는 수렴제(收斂劑), 지혈제, 지사제로 쓰고, 장과 위를 보호하는데 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또 숙취해소나 중금속 배출 등, 신체의 각종 독소를 해독 또는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하며,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타닌성분이 있어서 너무 많이 먹으면, 소화불량과 변비의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다람쥐, 청설모, 멧돼지, 반달가슴곰 등 야생동물에게는 가을의 도토리가 겨울을 준비하는 가장 비중이 있는 먹이가 됩니다. 우리는 묵으로 먹을 수 있는 보조식품이지만, 야생동물에게는 주식이기 때문에, 부족하면 생존이 문제가 되고, 가끔씩 도심에 출몰하는 멧돼지는 이 먹이의 부족과 관련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스페인이 자랑하는  ‘이베리코 돼지’ 도 도토리를 먹여서 키운 돼지라고 유명해졌습니다. 

요즘은 선선해서 가까운 산이나, 공원에 등산이나 산책하기가 아주 좋습니다. 가끔 보면 도토리는 다람쥐를 비롯한 야생동물의 식량이니 주워가지 말아달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거나, 일산의 호수공원에는 친절하게도 「도토리 수집함」을 만들어 놓은 것이 보입니다. 

요즘 젊은 공무원들의 감성(感性)과 아이디어가 좋아 보입니다.  ‘무엇, 무엇 하지 말라’  는 금지어의 현수막 보다는, 귀여운 다람쥐의 그림과 함께  ‘야생동물에게 양보해 달라.’ 는 권유와 함께 수집함을 만들어 놓은 것이, 훨씬 더 감성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이 될 것 같습니다. 

(205.10 - 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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