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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세월 하루 같이 일편단심 민들레야 - 민들레꽃
님 주신 밤에 씨 뿌렸네, 사랑의 물로 꽃을 피웠네.
처음만나 맺은 마음 일편단심 민들레야
긴 세월 하루같이 하늘만 쳐다보니
그 이의 목소리는 어디에서 들을까
일편단심 민들레는, 일편단심 민들레는 떠나지 않으리라.
가왕(歌王) 조용필 씨가 본인의 청혼가의 성격으로 1981년에 발표한 이주현 작사, 조용필 작곡의「일편단심 민들레야」의 일부입니다.
이 가사는 납북된 남편을 그리워해 온 이주현 씨(1981년 당시 72세)가 가사 응모 전에 투고한 글을 조용필 씨가 픽업 한 것이라고 합니다. 가사의 내용을 보면 이주현 씨는 토종민들레의 순정과 기다림을 알고 쓴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것이 되었습니다만, ‘토종민들레’는 토종 꽃가루만 받아 수정하기 때문에 순수 혈통을 유지 할 수 있었습니다. 오직 다른 개체의 토종 민들레 꽃가루만 기다리며, 노란 서양 민들레 꽃가루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특성을 「일편단심 민들레」에 비유가 된 것이라고 봅니다.
요즘 만개해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야생 초화(草花)류는 민들레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것 같은데, 중년층 이상 세대는 요즘 이상하리만큼 민들레꽃이 많아 졌다고 느끼실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농촌이나 교외로 나가야 볼 수 있었던 꽃이었는데, 이제는 도심에서도 흙이 있는 공간이면,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틈새에서도 흔히 볼 수 있으며, 더욱이 옛날에는 봄에만 피는 꽃이었는데, 요즘은 늦가을까지도 꽃을 피우며 번식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독해졌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지천으로 흔히 보는 민들레는 고유종이 아니라, 대부분 ‘서양 민들레’입니다. 우리 고유종의 ‘흰 민들레’와 ‘노란 민들레’ ‘산 민들레’ 는 이미 서양 민들레에 밀려 난지 오래되었습니다.
서양 민들레는 먼저 독해졌다는 표현을 했습니다만, 토종민들레에 비해서 거친 땅에서도 잘 살 수 있는 강인한 생명력은 물론 아주 왕성한 번식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토종 민들레는 바람보다는 곤충들에 의존해 꽃가루받이하는 충매화(蟲媒花)의 특성이 강하고, 꽃이 피어 있는 기간도 일일화(一日花)라 불릴 만큼 짧아서 서양 민들레에 비해 충매(蟲媒)의 확률도 그 만큼 불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반면, 서양 민들레는 바람을 타고 널리 꽃가루받이를 하는 풍매화(風媒花)의 특성이 강합니다. 또 서양 민들레는 자가 수분도 하고 꽃가루받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처녀생식도 하며, 토종 민들레의 꽃가루를 받는 수분도 합니다.
우리의 토종 식물이 아닌 경우를 귀화식물(歸化植物)이라고 합니다. 편의상 우리의 개화기 이전에 귀화한 식물을 고(古)귀화식물 이라고 하고, 개화기 이후에 귀화한 식물을 신(新)귀화식물 이라고 부르는데, 1922년에 발간된 『조선식물명휘』에 처음으로 ‘세이요우 단뽀뽀(西洋蒲公英)’ 란 일본 이름으로 서양 민들레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당시 서울지역에만 있는 것으로 나와 있던 서양 민들레가 전 국토에 확산되며 ‘굴러온 돌, 박힌 돌’이 생각나게 100여년의 기간에 토종을 밀어내고 주종이 된 신귀화식물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럽이 원산인 서양 민들레 종류는 전 세계적으로 1,500여종이 있다고 하며, 냉온대에서 난온대까지 범지구적으로 가장 많이 분포하는 식물중의 하나입니다.
민들레는 꽃이 지면 그 자리에 하얀 씨앗들이 솜사탕처럼 맺히는데, 그 끝에는 작은 씨앗들이 있어서 바람이 불면 낙하산처럼 생긴 갓털(冠毛)이 바람에 날려서 멀리까지 가는데, 멀리 가는 것은 백리(40km)까지 날아간다고 하니 번식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여담이지만, 공수 부대 낙하산은 민들레 갓털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고 합니다.
옛날 어른들은 이 민들레가 자라서 꽃이 피고, 때가 되면 씨가 익어서 바람에 날려가는 모습에서 결혼하는 딸의 모습을 연상했던 것 같습니다. 1979년 MBC 드라마 「하얀 민들레」의 주제곡으로 진미령 씨가 부른「하얀 민들레」가사 일부를 인용해 봅니다.
엄마 품이 아무리 따뜻하지만
때가 되면 떠나요. 할 수 없어요.
안녕, 안녕, 안~녕 손을 흔들며 두둥실 두둥실 떠나요.
민들레, 민들레처럼 돌아오지 않아요.
흔히들 민들레 홀씨라고 하는데, 이는 잘 못된 표현입니다. 버섯처럼 꽃을 피우지 않고 무성생식을 하는 식물은 홀씨를 만들지만, 민들레처럼 꽃을 피우고 수분을 하고 씨앗을 맺는 식물은 홀씨가 아니고 그냥 꽃씨입니다.
민들레의 영어명은 단델라이온(Dandelion)이라고 하는데, 민들레 잎의 톱니 모양 때문에 사자의 이빨이란 의미가 있습니다. 일본어로는 단뽀뽀(たんぽぽ)라고 하고, 중국어로 포공영(蒲公英)이라고 합니다.
민들레는 꽃대나 잎을 자르면 하얀 즙이 나오는데, 맛이 대단히 씁니다. 이는 쓴맛이 자기보호의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또 민들레는 쓴맛도 있지만 짠맛도 있습니다. 이 짠맛이 소금처럼 방부제 역할도 하고 해독의 효능도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민들레를 오래전부터 여러 가지 약용으로 사용을 했으며, 어린잎으로는 샐러드를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씀바귀 와 함께 민들레도 고채(苦菜)라고 해서 매우 쓴 맛이지만, 기분 좋은 쓴맛으로 취급하여, 민들레 뿌리를 말렸다가 민들레 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합니다.
『동의보감』에서 민들레 한약명은 포공영(蒲公英)인데, 열독을 풀고 악종을 삭이며 암 같은 멍울을 깨뜨리고 체기를 내리는데 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 뱀에 물렸을 때 민들레 뿌리를 다져서 바른다고 하며, 위궤양에는 민들레의 새로 난 잎을 씹어 먹으면 좋다고 하고 있습니다.
민들레의 한글기재는 조선후기 실학자 홍만선(1643~1715)이 쓴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 처음 나오는데, 포공영(蒲公英)을 므은드레 즉 민들레라는 이름으로 처음사용 했습니다. 민들레는 사람의 생활공간과 가까이에 분포하고 있는데, 성문 둘레에 많이 피어나는 꽃 이라고 문둘레꽃라고 했던 것이 민들레로 변했다고 하는 설이 있고, 그냥 ‘민들에 피어나는 꽃’ 이라는 의미로 민들레라고 했다고 하는 설이 있습니다.
또한, 경상도에서 말하는 문드레진다. 표준어로 문드러진다. 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눈앞에 펼쳐진 꽃 천지를 두고 문드러지게 피었다. 라고 하는 표현이 믄드레로 다시 민들레가 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민들레는 우리의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풀꽃이고, 우리와 애환을 같이 하는 꽃이기 때문에, 많은 현대의 시인들이 민들레를 소재로 한 시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미 40년이 되었습니다만, 수녀인 이해인 시인이 처음으로 만든 시집 『민들레의 영토』가 있습니다. 이해인 시인은 이 시집으로 일약 최고의 시인의 위치에 올라서는데, 지금도 꾸준히 판매가 되는 시집 『민들레의 영토』의 「민들레의 영토」시 일부입니다.
노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 보낸 기쁨의 꽃씨
(2025. 04. - 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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